'Inside Story'에 해당되는 글 5건

  1. 2014.11.16 인터스텔라. 별보다는 사람사이의 이야기.
  2. 2011.09.13 문재인의 운명을 읽고. 1

​요즘 단연 화제의 영화이다. 우리나라에 광범위한 팬을 확보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신작이자, 국내에서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던 그래비티를 연상케하는 우주물. 거기에 놀란감독 특유의 상상력을 화면으로 끌어내는 능력에 대한 기대감이 더해져, 엄청난 기대를 모은 작품이자, 우리나라에서는 비정상적일 정도로 흥행가도를 이어나가고 있는 작품이다.

나는 보통 2번 이상을 보는 경우는 흔하지 않다. 하지만 이 영화는 나를 그 영화관에 두 번 이끌었다. 기대를 많이 모았던 작품이라서 그런지 긴 상영시간에 지루해하는 관객도 흔히 볼 수 있고, 역시 놀란이라면서 극찬하는 경우도 있다. 전문적인 리뷰어도 아니지만 여러가지 영화를 보면서 느꼈던 점들을 자유롭게 얘기해보자 한다.



1. 내가 생각하는 인터스텔라의 단점.

 두 번이나 영화관 가서 영화를 본 주제에.. 단점부터 꺼내드는 건 뭐다? (아마 뒤에 이 영화를 빨아주기 위한 장치가 아닐까...). 여러 사람들이 너무 기대를 한 탓인지 악평들을 쏟아냈다. 그 것들에 나도 얼마든지 동감한다. 가장 큰 단점으로 지적되는 건. 도대체 왜 있는지 모르겠는 아들의 존재. 긴 런닝타임에 비해 약한 서사구조. 너무 해피해피하기만한 오글엔딩. (+ 과학적오류가 있다는데 나 같은 일반인은 그냥 뭐 모르겠다) 

  대부분 동감하는 내용들이긴 하다. 영화를 보고 나온 뒤 가장 들었던 의문 중 하나. (그래서 아들은 어떻게 된건데?) 그냥 지구에서 농사짓다가, 아버지는 걍 우주로 떠나버리고, 동생년은 가족일에 간섭하다가 자기 농장에 불이나 지르고. 첫 아들은 죽고. 근데 마지막에 도대체 어떻게 된건지 나오지도 않는다. 게다가 아버지는 아들은 안중에도 없다. 이쯤되면 거의 개무시 당한거나 다름 없다. 애초에 등장시키지 말았어야 한다는 내용에도 '솔직히' 반대하지는 못하겠다.

 인터스텔라의 런닝타임은 어지간한 영화들보다 길다. 대략 3시간 정도인데, 그정도 런닝타임에 영화를 풀었는데도 서사적인 구조에서 도저히 너무 띄엄띄엄 하는 것들이 많다. 위의 아들의 얘기도 그렇지만, 지구에서의 생활 (옥수수밭 추격신-학교-NASA발견) 들에서도 사실 후반부에서 이렇다할 복선의 구조를 찾기도 애매하고, 딸과 아버지의 '유난스런 유대감'을 말하는데도 솔직히 설득력이 떨어지는 부분이 있다. 그래서 쓰나미밖에 없는 행성에 내렸다 온 뒤. 23년이 지난 뒤에 지구에서의 편지를 볼때에도 사실 크게 와닿지 않는 부분들이 존재한다. (머피가 이제 당신과 내 나이는 같다. 라고 말하는 부분 정도는 꽤나 와닿기는 한다) 

 에드워즈에 가고싶어하는 브랜드 역시 마찬가지다. 캐릭터가 애매하다. 사랑에 빠진 여성으로 보기에도 너무 쉽게 포기하며(사랑은 좋은거에요 블라블라 하다가 그냥 쉽게 포기한다. 물론 결국에는 가지만) 주인공인 쿠퍼도 사실 집에 돌아가고 싶어하는 이유나, 그리고 중간에 악인으로 등장하는 만박사도 마찬가지이다. 어딘가 모르게 빈약하다. 

 결론적으로, 여러가지 열거했던 인터스텔라의 단점들은 대부분 동감가는 이야기이다. 하지만 그의 영화가 우리나라에서 인기를 끌고, 또 나도 좋아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


2. 내가 생각하는 인터스텔라의 장점. 

 기본적으로 우주의 이야기. 사실 그래비티는 정말 너무나 완벽한 영화였다. 우주의 공허함. 무서움. 그리고 '중력'이라는 소중한 존재에 대한 자각. 등등. 하지만 인터스텔라는 약간 다르다. 우주의 신비로움을 잘 표현했다. 비록 서사가 약하고, 캐릭터가 약하더라도 '상상력'과 '우주의 신비'를 스크린에 옮긴 걸로는 굉장하다. 일반인들이 알리 만무한 상대성 이론. 웜홀의 모습과 이론. 블랙홀까지.. 누구든 그냥 대충 그럴것이라고만 생각했던 걸 실제 스크린에 잘 옮겨놓았다. 그리고 그 우주의 '별과 별사이(Interstaller)'를 탐험하는 것이 얼마나 도전적이고 멋진 일인가에 대해서 잘 표현해 놓았다. 

 실제 처음 지구를 떠나기 전 모습을 제외하고 우주에 나간 뒤에 영화는 시간이 가는 줄 몰랐다. (물론 지루했던 사람들도 많았던거 같다) 그래비티는 우주를 너무나 무섭게 만들었다. 물론 그것이 현실적이었긴 하나, 인터스텔라의 우주는 좀더 따듯했다. 아무래도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러한 따듯한 감성에 끌리는 것이 아닌가 나는 추측한다. 두렵기만한 웜홀 탐험을 별 무리 없이 성공하고, 여러가지 고비와 죽음등이 있긴했지만 그래도 끝까지 부여잡을만한 희망은 남겨놓았다. 모든것을 빨아들이는 무서운 존재로만 느껴지는 블랙홀은 사실 머피와 쿠퍼를 이어줄 수 있는 굉장한 공간이었다.

 

 

Posted by 더핸 :

  문재인. 현재 많은 지지를 받으며 대권주자로 떠오른 요주의 사람 중에 한 사람이다. 사실 내가 처음 정치에 관심을 가지게 된 참여정부 시절의 마지막 비서실장을 할때에 내 눈에 처음 들어왔던 분이다. 한국 사람들의 정치인이나 공인들을 볼 때 항상 많이 하는 실수 처럼. 나도 그의 인상을 보고 끌렸던 것이 사실이다. 부드럽지만 강하게 흘러나오는 눈빛에 이끌렸던게 생각난다.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실장. 그는 처음에 노 대통령의 서거날서부터 이야기를 풀기 시작한다.

  책의 내용은 많이 말하지 않겠다. 사서보시라. 하지만 그렇게 많은 것들을 기대하고 보는걸 삼가라고 권하고 싶다. 이유인 즉슨, 매우 담담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물론 말미에 나오는 참여정부에 대한 반성이거나, 나름대로의 해명에 대해서는 자신의 생각을 있는 그대로 푸는 식으로 문체를 사용하였다. 그리고 자신의 정치적 소신. 노대통령을 향했던 검찰수사. 참여정부 시절 억울하였던 일들에 대해서도 나름 풀어 놓는 책이지만, 이 역시 그에 대해 모두를 다 볼 수 있으리라고 보이지 않는다. 무척이나 담담하고 어떻게 보면 3인칭에서 바라본 사람이 집필했다고도 말하고 싶은 생각이 든다.

  특히나 자신의 어린시절이나 학창시절. 군인시절의 이야기는 매우 열거적으로 풀어나간다. 괜한 생각이지만 자신도 이 글을 쓰면서 많이 겸연쩍어 한 듯하다. 특히나 자신의 자랑을 매우 싫어하는 성미가 느껴진다. 하다보니 그렇게 되었다. 그냥 그렇게 되었다. 이끌렸다. 라는 듯한 말들을 많이 쓴다. 책의 제목처럼 '운명'이라서 그렇게 쓰려고 작심을 한탓인지 아니면 정말 그러한 인생인지는 잘 알지 못하겠다.

   그래도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바는 거침없이 푼다. 특히나 이명박 정부 들어서 참여정부와 대립했던 부분이라던가, 참여정부에서의 해명해야할 부분은 담담하긴 하지만 명확하게 요점을 얘기해 나아간다. 

  원래 극적인 글쓰기를 싫어하는 성미인지, 그것이 아니면 사실에 기초한 서술을 좋아하는지는 모르겠다. 적어도 이 글안에서는 그렇다. 보통 사실을 말하고. 그것에 대한 자신의 짧은 생각만을 써내려갔다. 거의 모든 부분이 그렇다. 특히나 근례의 일들이 아닌 조금 오래된 일에서는 그게 두드러진다. 원래 전기나 자서전 같은 글들이 다 그런식일까? 생각해보면 노 전대통령의 글보다는 약간 친절하긴 하다. 나에게 생각할 틈과 그가 이해한 시선을 차분하게 설명하기 때문이다.




  사실 나는 정치적으로는 어떤 입장인지는 불분명한 사람이다. 무관심한건 아니다. 다만 나의 관심이 어떤방향에 어떻게 쏠려 있는지 모르는 일반 사람이다. 그런 사람으로 이 책을 읽은 후의 솔직한 심정은, 자리에 있었던 사람은 역시 다르다라는 것이었다. 그가 의도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가 생각하는 시점. 그러니까 그거 민정수석이었을 시절. 아니면 학창시절. 아니라면 군인. 퇴임이후 시절에 대해서 지금의 그가 썻는데에도 마치 당시에 쓴것같은 것들이 느껴진다. 그것이 바로 자신의 자리에 대한 이동에서 비롯된게 아닌가 생각한다.

  역시나 나의 편견이나 선입견을 깨준 것은 지난날에 본 MBC 스페셜 '대통령' 에서 보여준 청와대의 비서관이나 수석들의 모습과 다르지 않았다. 권력의 위에 앉아 있는 것이 아닌 열심히 자신의 자리에서 일하고 관서도 하나 없는 고위직이라고 치켜주는 주위의 시선이 부담스럽다는 얘기들이었다. 그리고 정말 열심히 일한 것들이 눈에 보였다. 물론 열심히와 잘 하는것과는 다르다. 그도 인정했다. 사심없이 열심히 일했지만 그것들이 꼭 잘했다고 평가받을 수는 없다는 걸 알고 있다고 했다. 그래도 그가 잘했다고 생각하는 것들은 잘했다고 말 했고, 특히나 대통령과 관련된 사항들은 노대통령의 뜻과 주장과 자신의 생각을 곁들여 말하는데에서도 그 느낌을 많이 받았다.

  특히나 인상 깊었던 것들은 역시 노 전대통령과의 일화들이었다. 처음 인권변호사로 활동하던 때부터 서거후에 이르기 까지의 그가 본 노대통령에 대한 존경에 대한 이야기들 이었다. 특히나 회의시간에 자신이 많이 조는 사람들 중에 한명이었다는 것든 나를 웃게 만들었다. 노대통령이 "자신의 일이라면 졸지 않게 될것" 이라고 말한 부분에서도 역시 자리의 책임감이라는 것들을 말하게 되었다. 

  내가 생각하기에 그 둘은 끈임없이 서로를 자극해왔던 서로의 멘토격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문재인은 그 부분에서 자신의 한계점을 많이 느꼈던것 처럼 보였다. 특히나 진보나 민주진영이 그때 옳바르지 못하게 자신들을 비난하거나 배신했던 일들을 떠올리면서 정치적인 부분에 많은 회의를 느낀것이라고 생각한다. 게다가 현재에도 그것이 바뀌지 않은 것에도 많은 안타까움이 있는 것으로 보아. 많은 사람들이 기대하는 "대권주자"로의 노력을 그가 해줄지는 역시나 미지수로 남는다. 

  노대통령에 대한 애틋함을 나타낸 부분에서도 가장 코끝이 찡해졌던 부분이 하나 있다.      

  그는 가난했다. 가난이 그를 공부에 매달리게 했고, 가난이 그를 인권변호사의 길로 이끌었다. 그가 가난하지 않았다면, 자신처럼 힘들었던 사람들에게 관심을 갖지 않았을지 모른다. 가난하고 억눌린 사람들을 돕겠다고 소박하게 시작한 일이 인권변호사였고, 민주화운동이었다. 정치는 그 연장선상에 있었다. 정치에 대한 그의 진정성이 그를 대통령까지 만들었다. 그래도 여전히 그 자신은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처음에 변호사 하면서 가난에서 겨우 벗어낫지만, 다른 가난하고 억울 한 사람들을 돕는 삶으로 빠져들면서 자신은 도로 가난해졌다. 봉하마을은 외진 곳이어서 땅값이 엄청 싼데도 사저 건축비용이 없어 은행 대출을 받았다. 박연차 회장으로부터 돈도 빌리게 됐다. 대통령은 나에게 "내 자신만 정치적으로 단련되었지, 가족들을 정치적으로 단련시키지 못한 것을 후회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결국은 대통령에게 퇴임 이후의 대책이 따로 마련돼 있지 않았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노 대통령 서거 후 상속신고를 하면서 보니 부채가 재산보다 4억 원 가량 더 많았다



 물론 노 대통령이 가난하다는 평가를 받기에는 여러가지 해석이 존재할 수 있겠지만 말이다. 책을 읽다보니 전에 김어준 총수가 나는꼼수다에서 한 말이 생각났다. "문재인의 파괴력을 모르는 사람은 바로 문재인 본인 밖에 없다." 라는 말이다. 정말 그 자신은 자신을 잘 모르는 것 같다. 하다보니, 되다보니, 많은 그런 운명적인 말들을 사용했다. 하지만 마지막의 그의 말



그의 서거조차 그러했다. 나를 다시 그의 길로 끌어냈다. 대통령은 유서에서 '운명이다'라고 했다. 속으로 생각했다. 나야 말로 운명이다.
 당신은 이제 운명에서 해방됐지만, 나는 당신이 남긴 숙제에서 꼼짝하지 못하게 됐다.



바로 이 말을 듣고 많은 부분에 있어서 고심한것이라고 생각한다. 새롭게 떠오른 그 문재인을 응원한다.  그는 좀더 자신을 믿었으면 좋겠다.










P.S 사실 몇년만의 포스팅이고, 독후감인데, 너무 미흡한 부분이 많다. 눈살이 찌푸려지는 부분도 많이있고 횡설수설 하였지만, 그것은 그것나름대로 이해해 주셨으면 합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문재인의 운명 '의 일독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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