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ide Other'에 해당되는 글 4건

  1. 2011.09.13 문재인의 운명을 읽고. 1
  2. 2009.11.15 그렇게 더러운 존재는 아니었던, '똥파리' 6

  문재인. 현재 많은 지지를 받으며 대권주자로 떠오른 요주의 사람 중에 한 사람이다. 사실 내가 처음 정치에 관심을 가지게 된 참여정부 시절의 마지막 비서실장을 할때에 내 눈에 처음 들어왔던 분이다. 한국 사람들의 정치인이나 공인들을 볼 때 항상 많이 하는 실수 처럼. 나도 그의 인상을 보고 끌렸던 것이 사실이다. 부드럽지만 강하게 흘러나오는 눈빛에 이끌렸던게 생각난다.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실장. 그는 처음에 노 대통령의 서거날서부터 이야기를 풀기 시작한다.

  책의 내용은 많이 말하지 않겠다. 사서보시라. 하지만 그렇게 많은 것들을 기대하고 보는걸 삼가라고 권하고 싶다. 이유인 즉슨, 매우 담담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물론 말미에 나오는 참여정부에 대한 반성이거나, 나름대로의 해명에 대해서는 자신의 생각을 있는 그대로 푸는 식으로 문체를 사용하였다. 그리고 자신의 정치적 소신. 노대통령을 향했던 검찰수사. 참여정부 시절 억울하였던 일들에 대해서도 나름 풀어 놓는 책이지만, 이 역시 그에 대해 모두를 다 볼 수 있으리라고 보이지 않는다. 무척이나 담담하고 어떻게 보면 3인칭에서 바라본 사람이 집필했다고도 말하고 싶은 생각이 든다.

  특히나 자신의 어린시절이나 학창시절. 군인시절의 이야기는 매우 열거적으로 풀어나간다. 괜한 생각이지만 자신도 이 글을 쓰면서 많이 겸연쩍어 한 듯하다. 특히나 자신의 자랑을 매우 싫어하는 성미가 느껴진다. 하다보니 그렇게 되었다. 그냥 그렇게 되었다. 이끌렸다. 라는 듯한 말들을 많이 쓴다. 책의 제목처럼 '운명'이라서 그렇게 쓰려고 작심을 한탓인지 아니면 정말 그러한 인생인지는 잘 알지 못하겠다.

   그래도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바는 거침없이 푼다. 특히나 이명박 정부 들어서 참여정부와 대립했던 부분이라던가, 참여정부에서의 해명해야할 부분은 담담하긴 하지만 명확하게 요점을 얘기해 나아간다. 

  원래 극적인 글쓰기를 싫어하는 성미인지, 그것이 아니면 사실에 기초한 서술을 좋아하는지는 모르겠다. 적어도 이 글안에서는 그렇다. 보통 사실을 말하고. 그것에 대한 자신의 짧은 생각만을 써내려갔다. 거의 모든 부분이 그렇다. 특히나 근례의 일들이 아닌 조금 오래된 일에서는 그게 두드러진다. 원래 전기나 자서전 같은 글들이 다 그런식일까? 생각해보면 노 전대통령의 글보다는 약간 친절하긴 하다. 나에게 생각할 틈과 그가 이해한 시선을 차분하게 설명하기 때문이다.




  사실 나는 정치적으로는 어떤 입장인지는 불분명한 사람이다. 무관심한건 아니다. 다만 나의 관심이 어떤방향에 어떻게 쏠려 있는지 모르는 일반 사람이다. 그런 사람으로 이 책을 읽은 후의 솔직한 심정은, 자리에 있었던 사람은 역시 다르다라는 것이었다. 그가 의도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가 생각하는 시점. 그러니까 그거 민정수석이었을 시절. 아니면 학창시절. 아니라면 군인. 퇴임이후 시절에 대해서 지금의 그가 썻는데에도 마치 당시에 쓴것같은 것들이 느껴진다. 그것이 바로 자신의 자리에 대한 이동에서 비롯된게 아닌가 생각한다.

  역시나 나의 편견이나 선입견을 깨준 것은 지난날에 본 MBC 스페셜 '대통령' 에서 보여준 청와대의 비서관이나 수석들의 모습과 다르지 않았다. 권력의 위에 앉아 있는 것이 아닌 열심히 자신의 자리에서 일하고 관서도 하나 없는 고위직이라고 치켜주는 주위의 시선이 부담스럽다는 얘기들이었다. 그리고 정말 열심히 일한 것들이 눈에 보였다. 물론 열심히와 잘 하는것과는 다르다. 그도 인정했다. 사심없이 열심히 일했지만 그것들이 꼭 잘했다고 평가받을 수는 없다는 걸 알고 있다고 했다. 그래도 그가 잘했다고 생각하는 것들은 잘했다고 말 했고, 특히나 대통령과 관련된 사항들은 노대통령의 뜻과 주장과 자신의 생각을 곁들여 말하는데에서도 그 느낌을 많이 받았다.

  특히나 인상 깊었던 것들은 역시 노 전대통령과의 일화들이었다. 처음 인권변호사로 활동하던 때부터 서거후에 이르기 까지의 그가 본 노대통령에 대한 존경에 대한 이야기들 이었다. 특히나 회의시간에 자신이 많이 조는 사람들 중에 한명이었다는 것든 나를 웃게 만들었다. 노대통령이 "자신의 일이라면 졸지 않게 될것" 이라고 말한 부분에서도 역시 자리의 책임감이라는 것들을 말하게 되었다. 

  내가 생각하기에 그 둘은 끈임없이 서로를 자극해왔던 서로의 멘토격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문재인은 그 부분에서 자신의 한계점을 많이 느꼈던것 처럼 보였다. 특히나 진보나 민주진영이 그때 옳바르지 못하게 자신들을 비난하거나 배신했던 일들을 떠올리면서 정치적인 부분에 많은 회의를 느낀것이라고 생각한다. 게다가 현재에도 그것이 바뀌지 않은 것에도 많은 안타까움이 있는 것으로 보아. 많은 사람들이 기대하는 "대권주자"로의 노력을 그가 해줄지는 역시나 미지수로 남는다. 

  노대통령에 대한 애틋함을 나타낸 부분에서도 가장 코끝이 찡해졌던 부분이 하나 있다.      

  그는 가난했다. 가난이 그를 공부에 매달리게 했고, 가난이 그를 인권변호사의 길로 이끌었다. 그가 가난하지 않았다면, 자신처럼 힘들었던 사람들에게 관심을 갖지 않았을지 모른다. 가난하고 억눌린 사람들을 돕겠다고 소박하게 시작한 일이 인권변호사였고, 민주화운동이었다. 정치는 그 연장선상에 있었다. 정치에 대한 그의 진정성이 그를 대통령까지 만들었다. 그래도 여전히 그 자신은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처음에 변호사 하면서 가난에서 겨우 벗어낫지만, 다른 가난하고 억울 한 사람들을 돕는 삶으로 빠져들면서 자신은 도로 가난해졌다. 봉하마을은 외진 곳이어서 땅값이 엄청 싼데도 사저 건축비용이 없어 은행 대출을 받았다. 박연차 회장으로부터 돈도 빌리게 됐다. 대통령은 나에게 "내 자신만 정치적으로 단련되었지, 가족들을 정치적으로 단련시키지 못한 것을 후회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결국은 대통령에게 퇴임 이후의 대책이 따로 마련돼 있지 않았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노 대통령 서거 후 상속신고를 하면서 보니 부채가 재산보다 4억 원 가량 더 많았다



 물론 노 대통령이 가난하다는 평가를 받기에는 여러가지 해석이 존재할 수 있겠지만 말이다. 책을 읽다보니 전에 김어준 총수가 나는꼼수다에서 한 말이 생각났다. "문재인의 파괴력을 모르는 사람은 바로 문재인 본인 밖에 없다." 라는 말이다. 정말 그 자신은 자신을 잘 모르는 것 같다. 하다보니, 되다보니, 많은 그런 운명적인 말들을 사용했다. 하지만 마지막의 그의 말



그의 서거조차 그러했다. 나를 다시 그의 길로 끌어냈다. 대통령은 유서에서 '운명이다'라고 했다. 속으로 생각했다. 나야 말로 운명이다.
 당신은 이제 운명에서 해방됐지만, 나는 당신이 남긴 숙제에서 꼼짝하지 못하게 됐다.



바로 이 말을 듣고 많은 부분에 있어서 고심한것이라고 생각한다. 새롭게 떠오른 그 문재인을 응원한다.  그는 좀더 자신을 믿었으면 좋겠다.










P.S 사실 몇년만의 포스팅이고, 독후감인데, 너무 미흡한 부분이 많다. 눈살이 찌푸려지는 부분도 많이있고 횡설수설 하였지만, 그것은 그것나름대로 이해해 주셨으면 합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문재인의 운명 '의 일독을 권합니다.
Posted by 더핸 :


 

카리스마(?) 넘치는 주인공의 모습.



  연치 않게 보게 된 영화다. 사실 나는 이렇게 욕설이 전면적으로 배치된 영화라던가, 조폭 영화. 그 안에서의 애환이라던가 사나이들의 진한 우정. 이런것들이 풍겨지는. 흔히들 말하는 '마초'의 포스터의 영화는 그렇게 흥미가 생기지 않는 편이다. 언제였던가? 한창 '친구' 라는 영화가 브라운관에서 연일 상영되고 있을 때 그랬듯. 어쩌면 나는 이 영화를 그렇게 예단하고 별로 흥미를 느끼지 못했던 것도 나름 사실이다.


  사실 똥파리라는 이 영화는 약간의 때도 좋았다. 워낭소리라는 국내의 독립영화중에 최고의 흥행을 기록한 영화가 나온 바로 뒤의 영화. 어쩌면 주목받기에도 참 적절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영화든, 독립영화든 나에게 그렇게 크게 다가온 영화는 아니었기에, 그 때 당시의 열풍에 나는 잠시. 숨죽이고 있었는지 모른다. 그러던 어느날의 주말. 나는 이 영화를 보려고 결심한다. 원래는 내 스타일. 내가 보고싶은 영화가 아니라면 그렇게 찾아보는 편이 아니었던 나는, 무심결한 심심함에 부끄럽게도 영화를 재생하기에 이른다.


  역시나 초반부터 약간의 예상대로 흘러간다. 대로변에서 한 여자를 구타하는 남자의 모습. 그리고 뒤로 걸아가서 차분하게 밟아 주시는 우리의 주인공 상훈. 나는 처음에 이 여자가 주인공의 사랑하는 그녀라도 되는 줄 알았다. 하지만 이게 왠걸. 상훈은 그 여자까지도 자신의 폭력의 희생자로 만든다. 그리고 꼬나무는 담배 한가치. 그 폭력의 이유도. 정당성도. 아무런것도 나오지 않는다. 그냥 누군가에게 누군가가 행하는 폭력에 대한 이야기. 감독이 말하고자 하는 건. 대체 무엇일까.


  그 후에 상훈의 소속에 대해서 나오게 된다. 흔히들 말하는 용역업체. 어느 시위장이라고 볼 수 있는 곳에서 사람을 패면서 그 돈을 받는다. 또 폭력. 또 누군가에게 누군가가 행하는 폭력에 대해 이야기 한다. '씨발' '씨버럴' 하는 맛깔스럽게 욕을 하는 상훈도. 그 주위의 환경도. 아무것도 나오지 않은체 영화는 흘러간다.


  그러다가 첫번째 상훈의 다른 모습이 나온다. 바로 한꼬마를 두고 그 아이에게 윽박지르지만, 그래도 애정이 묻어있는 듯한 그의 행동. 사람과 '돈'이나 '폭력'이 아니면 관계 지어지지 않던 그에게 약간 다른 모습이다. 이 장면은 관객에게. '아 그래도 그렇게 나쁜놈은 아니구나' 라는 생각을 품게 하는 처음의 장면이다. 보통의 무자비한 사람이 아닌. 다른모습이 그려진다. 그후에 또 한장면. 바로 여주인공 연희를 만나는 장면이다.

 
  나도 그렇고 관객도 그렇고, 아 저 여려보이는 여자애가 어떻게 될지 두려워진다. 이 영화의 시놉시스조차 보지 못한 나에게도 그러했다. 그런데 나와 우리의 예상을 가뿐히 뛰어넘어간다. 오히려 잘못을 따지고 욕을 서슴치 않는 이 여자애. 아무래도 심상치 않다. 중요한 장면은, 그 다음에도 이어진다.


  바로 아버지가 출소했다는 이야기. 근데 상훈의 반응이 심상치않다. 아.. 아무래도 이 녀석은 구제불능인가. 들어가자마자 아버지를 손등에 피가묻을 정도로 패버리고, 아침에 그냥 일어난다. 이 상훈이라는 녀석. 도대체 때리는거 말고 할 수 있는게 무엇일까 생각한다. 아. 하나 더있지. 욕 아주 잘하는거.


그러다가 정말. 이 영화의 주제가 나온다. 영화는 액자구성으로 상훈의 과거를 보여준다. 그역시도 폭력. 하지만 그 폭력의 주체가 달랐다. 그것은 바로 가정폭력이었다. 사람은 누군가 누군가에게 폭력을 행사할 때 그만한 이유와 나름의 숨겨진 것들이 있다. 하지만 그러한 것들이 없는 폭력에는 보통 악질이라는 이름이 붙는다. 그 악질중에서도 악질. 그 가정폭력이 바로 화면 전반에 나타나게 된다. 그 안에서 무기력한 남자아이는 누구나 예상하듯 바로 상훈일 것이다. 아버지의 폭력과 어머니의 무기력함. 그 사이에서 자신의 누나가 찔리는 장면을 목격한다. 범인은 바로 자신의 아버지. 아무리 들쳐엎고 뛰어봐도. 병원에 가서도 결과는 단 한가지. 이미 죽었다는 의사의 차디찬 한마디와. 그리고 교통사고를 통해 돌아가실것을 암시하는 상훈의 어머니. 그리고 그것을 멀뚱히 보고 있는. 이 똥파리의 진정으로 말하고 싶은것. 바로 그 아픈 핏줄의 '아버지'가 등장한다.


  그리고 나오는 연희의 가정. 이 곳도 평온하진 않다. 눈빛이 예사롭지 않은. 첫 등장부터 아주 스펙타클하시다. 이 집안은 또 왜이래? 하는 순간. 어. 아버지는 나름 무기력해보이고 그렇게 사람 때려먹을 거 같진 않게 생긴 인상. 아. 이집안은 뭐가 문제야? 허이구. 여긴 문제가 더 심각할지도 모르겠다. 베트남전 참전용사인 연희의 아버지는 정신병이 있으신듯 보였다. 뭐. 누가봐도 행복해보이는 가정은 아니니. 어찌되었든 참 연희도 불쌍하다. 예쁘게 생겼던데.



  영화는 이제 주인공들의 생활에 대해서 보여준다. 평범(?)하게 돈을 수금하러 다니는 상훈의 모습이 잡힌다. 아 어째 이 주인공은 정말 때리는거랑 욕하는거 말곤 할 줄 아는게 없다. 아 또 영화에 집중을 방해하는 요소가 있는데, 옆에 나오는 그 고삐리. 어째 이청용을 닮았다. (.....) 다음집을 넘어가서도 상훈의 수금은 계속된다. 근데 묘하게도 이집은 아버지가 이미 폭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 부분에서 내게 가상 인상깊었던 대사가 나온다.

누굴 때리는 그 씹쌔기 있잖아.

그 새끼는 지가 안맞을 줄 알거든?

근데 그 씹쌔끼도 언젠가 좆나게 맞는날이 있어요.

근데 그날이 좆같이도 오늘이고 때리는 새끼가 좆같은 새끼네

.....

아 이나라 씨발 애비들 아주 좆같아.

이게 븅신들 같은데 지 가족들한테는 아주 김일성같이 굴라 그래 이 씨발놈들이.

 
  웃음지어지지 않는가? 여기서 상훈의 가정폭력. 특히 아버지들에 대한 증오가 있음을 알려준다. 눈빛은 무엇을 보고 있는지 알 수 없고, 입에는 욕을 달고 살고. 그리고 타인과의 관계가 대다수가 폭력으로 이뤄지지만, 그래도 가장 싫어하는게 있다는 것이다. 바로 자신의 아버지. 이 나라의 아버지. 가정폭력이다.


  친구의 노력에. 아버지를 찾아가고, 아버지는 사과하지만, 상훈의 증오는 그렇게 풀려지지 않는다. 다시 아버지에 대한 폭력. 폭력 폭력....


  그리고 다른 주인공의 가정에 대해 보여준다. 이곳에도 어머니의 존재는 없어진다. 자신의 어머니가 맞는지. 죽어가는것인지 모를. 그 상황을 보는 연희. 참 아이러니 하게도. 그 폭력의 당사자는 바로 상훈의 패거리이다. 폭력은 그렇게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불특정다수와 관계되는 특성이 있다. 나중에 자신이 행했던 폭력들이 다시 자신을 덮치리라는 생각을 상훈은 항상 하고 있을까?


  여기서 영화는 연희의 동생인 영재에 대해 얘기한다. 뭐 아주 모범적인 비행청소년이라 할 수 있겠다. 알고보니 이청용을 닮은 녀석의 친구. 이녀석이 폭력의 패거리에 가담하게 된다. 눈빛이 강하고. 매우 불안정해보이는 녀석. 후에 뭔가 무슨일을 벌일꺼같은. 그리고 이상하게도 상훈-연희와 모두 관련지어지게 되는 이 청년은, 후에 아주 큰일(?)을 하게 된다.


  연희와 상훈은 반복되어지는 시궁창같은 일상에서 나름의 도피구로 상대방을 택한다. 둘은 말을 많이 하지는 않았지만, 비슷한 처지라는 것을 직감하는 모양이다. 파리는. 파리를 알아보는 것일까. 그렇게 그 둘은 가까워 진다. 약간 번외적인 얘기를 하면, 둘이 만나서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장면에 배경음이 흥미롭다. 마치 파리가 주위에서 앵앵 움직이는 것처럼 표현되어 있는데, 이부분이 의도된 것인지 아니면 나의 착각인지는 잘 모르겠다.


  그렇게 폭력에 가담하게 된 영재는. 그 답지않게 우물쭈물하는 모습을 보이게 된다. 그도 가족앞에서만 김일성이었나? 아니라면 그에데 일말의 양심이라는것이 남아있었나. 모를일이다. 상훈은 날이갈수록 변화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에게 '가족' 이라는 사상만 주입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이리저리 잘 지내고 있던 상훈도, 그에게 가족. 가정. 그러한 단어가 들어가게 되면 그는 폭주한다. 대상을 잡지 않는 폭력. 무차별한. 무자비한. 그만큼 어렸을 때의 상처는 그가 그만큼 커서도 크나큰 영향을 받는다.


  상훈은 분노를 계속 풀지만, 그 풀리지 않는 분을 못이기고 또 아버지집의 방문을 연다. 근데 그곳에 잠깐동안 스치는 어머니와 죽은 동생. 그리고 차게 식어보이는 아버지. 그는 또 들쳐엎고 뛴다. 몇십년전의 그날 처럼. 또 뛴다. 살아라. 죽지말라고, 상훈의 진심이 나온다. 확실히 '세상은 엿같고, 핏줄은 더럽게 아프다.'


연희와 상훈의 연민은 극에 이른다. 서로가 서로의 최악의 날이된 그 어떤 날에. 둘은 강변에서 운다. 서럽게. 둘만 운다. 세상은 역시 엿같을지 모르겠다.



  그 후 상훈은 변했다. 아버지의 자살을 경험했고, 또한 자신이 유일하게 아끼던 조카가 할아버지를 왜 때리냐며 울때. 그는 변했다. 그래서 그는 사람사이에 폭력으로 관계를 가지는 버릇을 청산하려 한다. 그런 약한 마음과 자신을 정리하려는 그에게 우물쭈물함이 생긴다. 그 우물쭈물함을 처음 꾸짖음 받았던. 눈빛이 무서운 존재. 영재가 드디어 큰일을 해버린다. 일은 묘하게도. 마지막일을 한다고 했던 그날. 사랑하는 조카의 재롱잔치. 유일하게 자신의 아픔을 공유하던 연희까지 모두 모이게. 그리고 자신의 배다른 누나를 위해서. 자신유일의 친구를 소개시켜주던 그자리. 그 때. 상훈은 차디차게 식어간다. 장도리에 맞아서, 서서히 식어가는 그는 계속 말한다.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가야한다고. 그리고 상훈의 잠시나마 행복했던 때를 보여준다.



  그 후에 상훈만이 없는 재롱잔치가 펼쳐진다. 그리고 상훈만을 남겨둔 나머지 사람들의 행복한 모습이 그려진다. 그 후에 모두의 슬픔이 그려진다. 누구도 누구에게도 자신의 본모습을 쉽게 보이지않았던 똥파리. 똥이 있는 곳에서만 자신을 뒹굴리며 손바닥을 비비며 처절하게 살아왔던 그. 하지만 그 똥파리가 그 나머지 사람들을 이어주는 사람이 되어있었다. 딸을 죽이고 아내를 죽음으로 내몬 아버지. 배다른 누나. 자신의 친구. 조카 형인이. 그리고 연희. 그리고 영화는 마지막에 또다른 장면이 나타난다. 포장마차를 때려부시던 영재. 그걸 바라보는 연희. 영화는 그 속에서 상훈의 모습을 보여준다. 또다른 비극의 시작일까. 그 선택을 관객에게 맡기고 영화는 끝난다.



  이 영화는 얼마나 가정안에서의 폭력이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며, 또한 그 폭력이 또다른 폭력을 재생산하고, 그것이 얼마나 비극인지를 보여주는 영화다. 엿같은 세상과, 더러운 핏줄을 한곳에 보여주는 영화. 아무것도 아닌듯. 흘러가는 똥파리지만, 그가 보여주는 삶은 누군가의 마음을 따듯하게 하기에 충분했다. 설사 그가 없어진다해도 말이다. 똥파리는. 그렇게 더러운 존재는 아니었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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